본능 하위유형
에니어그램 sp4: 끈기가 메우고 있는 빈자리
sp4 옆에 끈기라고 적혀 있지만, 내가 하는 일은 끈기보다 고집에 가깝게 느껴질 수 있어요. 바로 아래 4번의 다른 코드가 거의 같은 점수로 떠 있을 수도 있어요. 아래에서는 이 4번이 왜 가게에서 산 가방 대신 자기가 꿰맨 가죽 가방을 드는지, 거기에 시기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짚어 가요. 결과가 내민 후보이지 정해진 답이 아니니, 코드는 연필로 적는다고 생각해도 돼요.
- 주된
- 받쳐 주는
- 밀려난
나머지 둘 중 받쳐 주는 쪽과 밀려난 쪽은 하위유형 표기에 나오지 않음
역유형: 격정이 유턴해 자기 자신을 향함
01
이 본능이 지키는 것
- sp내 것을 지켜요
- so공동의 것에 힘을 써요
- sx한 사람과 깊이 만나요
sp4의 어깨에는 가죽 공방에서 토요일 네 번을 들여 직접 꿰맨 가방이 걸려 있어요. 바늘땀은 군데군데 삐뚤고 모서리 마감도 거칠어요. 기성품에서는 자기를 알아볼 수 없어서, 자기보존 본능은 쓰는 물건부터 제 손으로 만들게 해요. 매장 가방은 지하철 한 칸에 셋씩 보이지만, 네 번의 토요일은 이 가방에만 들어 있어요.
보일러가 멈추면 슬리퍼 바람으로 올라와 고쳐 주던 아래층 집주인 할아버지가 건물을 내놓았다고 해요. 보일러는 아직 멀쩡히 돌아가는데, sp4는 그날 밤 기종의 에러 코드표를 뽑아 냉장고 옆에 붙이고 공구 세트를 주문해요. 망가진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어요. 겨울 난방이 줄곧 남의 손끝에 매달려 있었고 그 손끝이 이사를 간다는 것, sp4를 움직인 건 그거예요.
11월, 배춧값은 뛰고 통장은 월급날까지 빠듯해요. sp4는 마트의 포장김치 대신 절임배추 한 상자와 고춧가루를 사서 원룸 욕실 바닥에 대야를 펴요. 돈이 모자랄 때 이 4번의 돈은 제 손으로 만들 수 있는 쪽으로 가요. 김치는 짜게 됐고 사 먹던 것보다 맛도 덜하지만, 한 입마다 누가 담갔는지 알고 먹는 김치예요.
02
유형의 격정을 어떻게 물들이는지
- 유형의 격정이 본능을 타고 밖으로 나감
- 역유형: 격정이 유턴해 자기 자신을 향함
조기 유학을 다녀온 팀 동료들은 해외 바이어의 전화를 커피를 마시면서 받아요. 토익 책으로 영어를 익힌 sp4는 오 분짜리 통화 하나에 이십 분짜리 대본을 먼저 써요. 남이 힘들이지 않고 얻은 것에 눈이 가는 4번의 시기는 자기보존이 주된 본능이면 재능이 아니라 발밑을 봐요. 누구의 발판이 누구 돈으로 깔렸는지를요. 그렇게 시기는 통화 때마다 잴 수 있는 이십 분이 돼요.
끈기라는 이름은 이 차이를 메운 뒤에 날아오는 관리비 고지서에 가까워요. 어릴 때 귀로 익힌 영어는 몇 달 놀려도 제자리에 있는데, 책상에서 쌓은 sp4의 영어는 한 달만 쉬어도 입에서 먼저 빠져요. 그래서 분기 화상 회의를 앞두면 쓰던 표현을 처음부터 다시 입에 붙여요. 집안이 깔아 주지 않은 바닥이라, 바닥이 버티는 동안 관리비도 계속 나와요.
시기는 누군가 이 격차를 보고 불공평하다고 말해 주기를 바라겠지만, 자기보존 본능은 동정 위에 무엇도 짓지 않아요. 동정은 통장에 넣어 둘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팀이 점심을 먹으러 나간 사이 sp4는 빈 회의실에서 바이어의 메일을 소리 내어 읽으며 녹음해요. 다시 들어 보면 억양은 여전히 티가 나요. 음성 메모에 그런 파일이 사백 개 넘게 쌓였고, 하나하나가 동료들이 어린 시절에 거저 얻은 것에 붙는 웃돈이에요. 부럽다는 말은 sp4의 입에서 나오지 않지만, 사백 개의 녹음이 그 말을 대신해요.
03
같은 유형의 나머지 둘과 다른 점
- 이 페이지
- 역유형
so4, 수치
처음 가 본 집들이에서도 둘은 삼십 분이면 집주인에게 있고 자기에게 없는 것을 꼽아요. 식기세척기, 드레스룸, 거실 창밖의 한강까지요. 대학 동기 단톡방에 한 친구가 새 아파트 열쇠 사진을 올린 밤, so4는 축하 메시지가 올라온 순서를 되짚으며 자기 이모티콘이 늦지 않았는지, 이제 동기들 가운데 월세 사는 사람이 자기 하나인지를 헤아려요. sp4는 같은 밤 가계부 엑셀을 열고 적금을 하나 더 만들어요. 누군가에게 나한테 없는 것이 생긴 밤, 먼저 여는 건 계산기인가요, 단톡방인가요?
sx4, 경쟁
회식 장소를 골라 달라는 부탁 하나에 둘 다 전날 미리 가서 먹어 보고 자리 배치까지 짜 와요. 적당히가 안 되는 두 사람이에요. 같은 달에 유튜브 채널을 연 지인이 먼저 구독자 만 명을 넘겼어요. sx4는 그 사람의 영상을 처음부터 다시 돌려 보고, 새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조회수를 세요. 이겨야 할 얼굴이 생긴 거예요. sp4는 그 채널을 한 번 보고 닫은 뒤, 자기 영상의 첫 삼십 초를 새로 편집하느라 새벽 두 시까지 앉아 있어요. 누가 앞질러 간 날 밤, 머릿속에 남는 것은 그 사람의 얼굴인가요, 내 작업 파일인가요?
04
배열 속 자리와 밀려난 본능
- sp/so/sx
- sp
- so
- sx
- sp/sx/so
- sp
- sx
- so
이 본능이 주된 본능이면 배열은 두 가지
토요일 한강 피크닉에 마음 가는 사람도 오고, 이직에 힘이 될 선배도 온대요. 주된 본능이 자기보존인 sp4가 그날 아침 초대 명단보다 먼저 여는 건 미세먼지 앱이에요. 매우 나쁨 표시에 공기청정기를 켜고, 단톡방에는 다음에 꼭 가겠다는 이모티콘을 보내요. 다음 날 올라온 사진에서 그 사람과 선배는 같은 돗자리에 앉아 있어요.
sp4는 감투에는 관심이 없다고 믿어요. 산악회 뒤풀이 막걸리 자리에서 새 회장 이야기가 나오자 “회장은 회비 많이 낸 사람이 맡는 자리죠” 하고 웃는데, 두 자리 건너 새 회장의 친구가 그 말을 들어요. 다음 산행에서 말을 거는 사람이 줄어도 sp4는 이유를 몰라요. 사회적 본능이 밀려난 배열에서는 남의 자리를 향한 시기가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채로 말이 되어 나와요.
사회적 본능이 받쳐 주고 일대일 본능이 밀려난 배열에서는 남의 불꽃을 향한 시기가 눈 밖에 있어요. 연애 리얼리티에 나갔던 친구가 방송에서 만난 사람과 사귀기 시작하자 sp4는 방송 놀음에 인생을 건다며 혀를 차요. 그러고는 수요일 밤마다 재방송을 챙겨 보고, 다음 날 친구에게 장면마다 캐물어요. 캐묻는 목소리가 얼마나 들떠 있는지는 친구가 먼저 알아채요.
05
테스트가 보여 주는 것
모두 갈라짐: 하위유형과 배열 전체
받쳐 주는 본능과 밀려난 본능이 갈라지지 않음: 배열 없이 하위유형만
주된 본능과 받쳐 주는 본능이 갈라지지 않음: 후보 둘
먼저 말해 둘게요. 네 가지 결과 가운데 주된 본능은 이 테스트가 가장 덜 정확하게 잡아내는 항목이에요. 두 사람 중 한 명꼴로 점수가 서로 가깝게 나오고, 그럴 때는 하나가 아니라 둘을 보여 드려요. 자기 이야기를 할 때 sp4는 출발선의 말로 답해요. 누가 어디서 시작했는지, 무엇을 물려받았는지, 무엇을 혼자 메웠는지요. “남들은 출발이 쉬웠다”, “나는 누구한테 받은 게 없다”, “다 혼자 메웠다” 같은 말이 자주 나와요. 사람들 사이의 제 자리를 재는 사람도 똑같은 말로 자기를 설명해요. 그래서 결과가 so4를 두 번째 후보로 함께 올릴 수 있어요.
06
자주 묻는 질문
제 방법보다 나은 줄 알면서도, 남이 다 짜 놓은 해결책을 받으면 왜 짜증이 날까요?
답지를 먼저 본 수학 문제는 맞혀도 내가 푼 것 같지 않잖아요. 짜증은 품질을 두고 나는 게 아닐 가능성이 커요. sp4에게 제 것이 되는 건 손을 거쳐 간 것이라, 완성된 해결책은 좋을수록 손댈 틈을 더 많이 가져가요. 손자국을 꼭 남기고 싶은 일은 몇 가지로 정해 두고, 나머지에서는 좋은 해결책을 싸우지 않고 받아 보세요.
애써서 얻은 결과를 두고 운이 좋았다고 하면 왜 속이 쓰릴까요?
말한 사람은 운도 실력이라는 뜻으로 칭찬했을 가능성이 커요. 그래도 쓰린 건 sp4에게 결과가 영수증과 함께 와야 제 것이 되기 때문이에요. 운이라는 말은 그 결과를 길에서 주운 물건처럼 들리게 해요. 끝만 본 사람에게 줍는 것처럼 보이는 건 당연하니, 고맙다고 가볍게 받고 넘어가도 돼요. 영수증은 이미 손에 있고, 거기엔 남의 서명이 필요 없어요.
팀장을 맡아 달라는데 저는 손으로 직접 하는 일이 더 좋아요. 겁이 나서일까요?
꼭 겁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sp4에게 제 것은 손때가 묻은 일인데, 팀장의 하루는 남이 만든 것에 결재를 올리는 쪽으로 옮겨 가요. 가려 보려면 일 년 뒤 팀장으로 퇴근하는 어느 저녁을 떠올려 보세요. 그날 손으로 만든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게 먼저 걸린다면, 두려움보다는 발 디딜 데가 남의 작업 위로 옮겨지는 게 싫은 쪽에 가까워요.
주변에서 왜 사서 고생하냐고 해요. 습관이 된 걸까요?
먼 길로 돌아가면 도착한 곳이 더 내 것처럼 느껴져도, 지도에서 보면 같은 자리예요. sp4에게는 그 느낌이 소유를 확인해 주는 것 같아서 먼 길이 끌릴 수 있어요. 지난 한 달 동안 스스로 고생을 고른 일 세 가지를 적고, 옆에 그 고생으로 얻은 것을 적어 보세요. 얻은 칸에 내가 했다는 느낌만 남는다면 일보다 습관이 고른 길일 가능성이 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