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 하위유형
에니어그램 sp8: 누구 손에도 맡기지 않는 곳간
엑셀로 비상금 계획표를 짜다가 머리를 식히려고 한 테스트에서 sp8, 생존이 나와요. 이 페이지는 세 가지를 짚어요. 자기보존이 주된 8번이 무엇을 누구 손에도 넘기지 않는지, 욕정이 거기에 어떻게 쓰이는지, so8, sx8과 어디서 갈라서는지요. 코드는 아직 가설이에요. 파일을 닫기 전에 그 계획표의 첫 줄을 다시 보세요. 이름보다 그 한 줄이 더 많은 걸 말해 줄지도 몰라요.
- 주된
- 받쳐 주는
- 밀려난
나머지 둘 중 받쳐 주는 쪽과 밀려난 쪽은 하위유형 표기에 나오지 않음
01
이 본능이 지키는 것
- sp내 것을 지켜요
- so공동의 것에 힘을 써요
- sx한 사람과 깊이 만나요
sp8은 마흔셋에 일산의 작은 아파트를 대출 없이 샀어요. 등기부등본에 소유자 이름이 하나뿐인 집이에요. 프리랜서 디자이너라 월급을 주는 사람이 없고, 그래서 더 낫다고 여겨요. 등기부에 이름이 하나뿐이면, 이 집에서 나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도 없어요. 8번의 자기보존 본능은 집을 고를 때도, 일을 받을 때도 그 조건부터 따져요.
큰 외주를 끝냈는데 거래처가 대금을 석 달 뒤에 주겠다고 해요. 일은 이미 넘어갔고 돈도 받을 게 분명하지만, 언제 들어올지는 남이 정해요. sp8은 그날 밤 전자소송 사이트에 들어가 지급명령 신청서를 써요. 다음 날 아침 거래처 담당자에게 그 화면을 보내고, 사흘 뒤 입금 문자를 받아요.
일감이 끊긴 두 달, 통장이 얇아져요. 그래도 첫 입금이 들어온 날 sp8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전 직장 선배에게 빌린 삼백만 원을 갚는 거예요. 선배는 천천히 줘도 된다고 했어요. 하지만 빚진 채로는 선배와 마주 앉아도 자기 말끝이 한 박자 늦어진다는 걸 sp8은 알아요. 장보기는 그다음이에요.
02
유형의 격정을 어떻게 물들이는지
- 유형의 격정이 본능을 타고 밖으로 나감
- 역유형: 격정이 유턴해 자기 자신을 향함
sp8의 베란다 쌀통 옆에는 늘 이십 킬로그램 쌀 한 포대가 뜯지 않은 채 서 있어요. 쌀통이 반쯤 비면 새 포대를 들이고, 그 포대가 또 뒤에 서요. 냉동실에는 사골 국물이 일곱 봉지 얼려 있어요. sp8의 욕정은 쌀과 온기와 여분 앞에서 배가 고파져요. 한겨울 보일러는 이십육 도에 맞춰 두고, 그 가스비는 아깝지 않아요.
지난겨울 발목에 깁스를 한 여섯 주 동안, sp8은 누구에게도 장을 봐 달라고 하지 않았어요. 친구가 뭐 필요하냐고 물어도 괜찮다고만 했고, 냉동실과 베란다에 쌓아 둔 것으로 다 버텼어요. 생존이라는 이름이 자기에게 맞는다는 걸 sp8도 그 여섯 주에야 알았어요. 욕정은 여분을 셀 때, 누구 손도 빌리지 않고 혼자서 몇 주를 버티는지만 봐요.
sp8의 욕정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곳은 뜻밖에도 일감 앞이에요. 통장 잔고가 여섯 달 생활비를 넘기 전까지는 들어오는 의뢰를 하나도 거절하지 않아요. 한 달에 세 건을 겹쳐 받고, 주말도 없이 새벽 네 시에 자는 날이 이어져요. 몸은 무거운데 잔고 알림이 올 때마다 피로가 가시는 것 같아요.
03
같은 유형의 나머지 둘과 다른 점
- 이 페이지
- 역유형
so8, 연대
역유형계산할 때가 되면 둘 다 계산서부터 집으려고 손이 나가요. 몇 해 전 살던 빌라의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채 연락이 끊겨요. sp8은 계약할 때 들어 둔 전세보증보험으로 혼자 보증금을 돌려받고, 한 달 만에 이사를 나가요. so8은 같은 건물 열두 세대를 모아 피해자 모임을 꾸리고, 변호사 사무실과 구청을 같이 다녀요. 그런 일을 겪고 나서 더 후회할 것 같은 쪽은 어디예요? 미리 혼자 대비하지 못한 것, 아니면 같은 처지의 사람들 곁에 서지 않은 것?
sx8, 소유
마이크를 한 번 잡으면 둘 다 좀처럼 놓지 않아요. 노래방에서도, 회의실에서도요. 연말에 팀 예산이 꽤 남아요. sx8은 그 돈을 통째로 아끼는 후배 한 명에게 몰아 해외 학회에 보내고, 발표 준비까지 밤새 붙어서 봐 줘요. sp8은 여분 노트북 두 대와 백업 서버를 사서 팀 창고에 들이고, 목록은 자기 책상 서랍에 넣어 둬요. 다음에 급할 때 다른 팀에 빌리러 갈 일이 없게요. 어느 쪽이 더 든든해요? 내 창고에 쌓아 둔 여분, 아니면 전부를 걸어 둔 한 사람?
04
배열 속 자리와 밀려난 본능
- sp/so/sx
- sp
- so
- sx
- sp/sx/so
- sp
- sx
- so
이 본능이 주된 본능이면 배열은 두 가지
몇 해를 만난 연인이 둘의 월급을 합쳐 공동명의로 더 넓은 집을 사자고 해요. 방이 하나 더 있고 그의 회사와도 가까운 집이에요. sp8은 대답 대신 다음 주말에 혼자 이름으로, 방 하나가 적고 지하철로 한 시간이 더 먼 동네의 집을 계약해요. 연인은 그 계약서를 카톡으로 온 사진으로만 봐요.
2020년 봄, 약국 앞 마스크 줄에 옆집 할머니가 두 시간째 서 있어요. 그때 sp8의 베란다에는 마스크가 세 박스 쌓여 있어요. 나눌 생각은 떠오르지 않고, 할머니가 줄에 서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지나가요. 자기보존이 주된 본능이고 사회적 본능이 밀려난 배열에서는 욕정이 채운 곳간 문이 이렇게 안쪽으로만 열려요.
연인이 “사랑해”라고 하면 sp8은 “밥은 먹었어?”라고 대답해요. 그에게 칫솔 자리와 서랍 한 칸, 매달 장보기 몫까지 내주지만,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묻지 않아요. 받쳐 주는 본능이 사회적이고 일대일 본능이 밀려난 배열에서는 욕정이 살림 장부를 쥐고 있어서, 사랑도 그 장부의 한 줄로 들어가요.
05
테스트가 보여 주는 것
모두 갈라짐: 하위유형과 배열 전체
받쳐 주는 본능과 밀려난 본능이 갈라지지 않음: 배열 없이 하위유형만
주된 본능과 받쳐 주는 본능이 갈라지지 않음: 후보 둘
먼저 말해 둘게요. 네 가지 결과 가운데 주된 본능은 이 테스트가 가장 덜 정확하게 잡아내는 항목이에요. 두 사람 중 한 명꼴로 점수가 서로 가깝게 나오고, 그럴 때는 하나가 아니라 둘을 보여 드려요. “내 사람은 내가 책임진다”, “식구가 굶는 꼴은 못 본다”, “내 사람한테 함부로 하면 가만 안 둔다” 처럼 sp8이 집과 식구 이야기를 할 때 쓰는 말에는 사회적 본능의 목소리가 섞이기 쉬워요. 책임지고 지켜 주는 사람의 말이라서, 결과가 사회적 본능을 sp8에게 실제로 있는 것보다 높게 볼 수 있어요. 그러면 so8이 두 번째 후보로 나오거나, sp8보다 앞에 설 수도 있어요.
06
자주 묻는 질문
배가 고프면 사람이 달라진대요. 본능과 상관있나요?
상관있을 수 있어요. 자기보존이 주된 8번에게 몸의 연료는 지키는 여분의 일부라서, 배가 비면 참을성도 같이 바닥나기 쉬워요. 남이 정한 시간에 끼니를 맞추느라 버티는 날이 특히 위험해요. 점심시간을 회의처럼 캘린더에 먼저 박아 두세요. 언제 먹을지를 내가 정해 두는 것만으로도 날이 덜 서요.
제 물건을 말없이 쓰면 사소한 거라도 화가 나요. 왜죠?
물건보다 누가 정했느냐가 걸려서일 거예요. 말없이 가져간 볼펜 한 자루도 sp8에게는 내 것에 대한 결정을 남이 대신 내렸다는 뜻이 될 수 있어요. 쓰지 말라고 막는 대신, 쓰고 나서 한마디만 해 달라고 부탁해 보세요. “네 거 잠깐 썼어” 한 줄이 결정을 다시 내 쪽으로 돌려놓아요.
올인클루시브 리조트는 이상하게 짜증이 나요. 왜 그럴까요?
그곳의 풍요는 양도 시간도 남이 정해요. 식당 여는 시간, 줄, 손목에 채운 팔찌까지요. 욕정은 넉넉함을 원하는데, 자기보존이 주된 8번은 그 넉넉함의 양과 때를 스스로 정할 수 있어야 편해요. 다음에는 방에 나만의 비상식량 한 봉지를 챙겨 가 보세요. 이상하게 식당 줄이 덜 거슬릴 수 있어요.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야 할까요, 전세로 살아도 될까요?
sp8에게 전세는 이 년마다 집주인의 결정에 내 지붕이 달리는 일이라 불편하기 쉬워요. 다만 큰 대출로 집을 사면 그 결정권이 집주인에서 은행으로 옮겨 갈 뿐이에요. 그러니 물어볼 것은 어느 쪽 결정권이 덜 무거운가예요. 이자를 내고도 여분이 남는다면 사는 쪽이, 여분까지 은행에 넘어간다면 기다리는 쪽이 덜 불안할 수 있어요.